1.
목숨을 걸고 사막을 횡단했을 때, 나는
이해하기 어려운 어떤 진리에 다시 한 번 접근했지만 그것을 이해하지는 못했다.
나는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고, 절망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. 그러나
거의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을 때 나는 평화를 찾았다.
이런 순간에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친구가 되는 것 같다.
우리가 에전에는 미처 몰랐던, 본질적인 욕구를 내적으로 채워주는 이런 충만감과
비교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.
목까지 모래에 파묻힌 채 누워, 나는 갈증으로 서서히 질식해 가고 있었다.
밤하늘의 별이 망토처럼 펼쳐져 있던 그때 나에게 충만감이 얼마나 따뜻하게 밀려들어왔는지
내가 어찌 잊을 수 있을까?
사막은 척박하다.
사막에는 볼 것도 없고 귀 기울여 들을 것도 없다.
분명 사하라는 끝없이 펼쳐진 단조로운 모래사막일 뿐이다.
...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막을 사랑했다.
...
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여인으로 인해 집 전체가 신비스러워 보일 수 있다.
...
이제 사하라는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며, 우리 마음속에 나타난다.
사하라에 가까이 간다는 것, 그것은 오아시스를 찾아간다는 의미가 아니라
어딘가에 있을 우물을 보다 깊이
열성적으로 믿는다는 뜻이다.
2.
무엇이 중요한지 우리는 미리 계산할 수 없다.
인간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것에서 항상 가장 아름다운 기쁨을 경험하게 된다.
진실한 사랑, 그것은 누군가와 만들게 될 관계의 그물이다.
인간은 자신의 육체와 여러모로 연결되어 있다.
인간은 육체의 옷을 입혀 주었고 씻겨 주었고 돌봐주었고 면도해 주었으며,
물과 음식을 주었다.
그리고 인간은 이 가축과 자신을 동일시했다.
인간은 이 가축과 함께 괴로워했고 소리질렀으며 사랑했다. 그리고 이 가축에 대해
"이게 나야"라고 말했다.
그런데 지금 갑자기 이런 자기 환상이 깨지고 만다.
자신의 육체가 우습게 보이는 것이다. 육체는 하인으로 전락한다.
분노가 차오르고 사랑이 황홀경에 빠지면 이미 알고 있는 이 연대의 줄은 끊어지고 만다.
...
육체가 몰락할 때, 비로소 본질적인 것이 나타나는 법이다.
인간은 수많은 인연의 매듭일 뿐이다.
3.
세상의 모든 풍요는
많은 별들 사이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보였던 한 톨의 모래알 속에 깃들어 있었다.
Antoine de Saint-Exupéry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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